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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성장 - 아몬드 책 리뷰

by 동글라스 현디 2023. 4. 3.

아몬드 표지

1. 아몬드 줄거리

태생적으로 감정 표현 불능증에 걸린 주인공 윤재. 아몬드처럼 생긴 편도체가 고장이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윤재는 어머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다. 윤재의 어머니는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을 하였지만 윤재를 임신했을 당시 남편을 사고로 잃게 된다. 혼자서 생계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어머니는 결혼 반대 이후 인연을 끊었던 엄마에게 연락하게 된다. 그들은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수유동 골목에 헌책방을 열어 생계를 유지해 나갔다.

 

그렇게 가족이 모여 살아가던 중 큰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크리스마스이브가 생일인 윤재를 위해 할머니와 엄마는 윤재와 함께 냉면집을 찾아갔다. 맛있게 냉면을 먹고 계산을 하고 할머니와 엄마는 먼저 나가 있었고 윤재는 가게에서 사탕을 먹기 위해 있었다. 그때 한 남자가 한 손엔 칼 그리고 한 손엔 망치를 들고 있었다. 그 남자는 엄마의 머리를 망치로 내려쳤고 할머니에게 칼을 휘둘렀다. 윤재의 할머니와 엄마가 사고를 당한 이유는 묻지 마 살인이었다. 인생을 비관한 남자가 아무나 죽이기 위해 우발적으로 계획한 사고에 당한 것이다. 윤재는 그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하였지만 눈물이 나거나 슬픔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렇게 할머니는 그 자리에서 죽고 엄마는 혼수상태에 빠졌다. 생계를 위해 윤재는 헌책방을 계속 유지해 나가기로 한다. 시간은 흘러 윤재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하지만 거기서도 조용히 지낼 수 없었다. 담임 선생님이 윤재를 위로하자며 할머니와 엄마가 당한 사건을 이야기했고 서로 다름을 이해하기 어려운 사춘기 아이들 사이로 소문은 퍼져나갔다.

 

그러던 중 병원에서 윤권호라는 교수를 만난다. 그는 아픈 본인의 아내에게 가서 자신에 아들인 척을 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실종된 아들을 찾았지만 아들은 불량한 학생이었고 어려서부터 같이 산 게 아니기에 그런 모습이 납득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부탁을 들어드리고 교수님의 아내분은 사망하게 된다.

 

윤권호 교수 아내의 장례식에 참석한 윤재는 거기서 실종되었다가 찾았다는 교수님의 아들 곤이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곤이를 학교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처음엔 곤이가 괴롭혔다고 볼 정도로 시비를 걸고 때렸지만 그것은 본인을 무시하거나 강해 보이려는 모습이었을 뿐 실제로는 거의 울먹이며 자신도 아파했다. 그 이후 곤이는 윤재의 책방에 들러 이야기를 나눴고 둘은 친해지게 되었다. 

 

또한 윤재는 도라라는 반 친구를 알게 되었다. 그 친구는 육상 선수를 꿈꾸는 아이였다. 윤재는 궁금해했다. 굳이 달려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말이다. 도라에게 육상은 삶이나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그냥 살듯이 달리는 이유는 그냥 달리는 것이었다. 좋은 일에는 좋아하고 힘들일에는 슬퍼하는 우리의 삶처럼 도라에게도 육상은 그런 것이었다.

 

시간은 흘러 반에서 도난 사고가 일어나게 되었다. 학급 회비가 없어진 것이다. 반에서는 범인 색출을 위해 모두의 가방을 확인하기 시작하였다. 그때 곤이의 가방에서 회비가 나오게 되었다. 그런데 곤이는 별다른 반응 없이 그냥 잠만 잤다. 왜냐면 본인이 말을 해도 믿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두가 곤이가 범인이라고 생각할 때 진범은 다른 아이였다. 그 아이가 그렇게 한 이유는 그냥 심심해서 재밌는 게 없나 찾던 것이었다.

 

곤이는 사건 당일 학교가 끝나고 윤재의 책방으로 갔다. 그리고 윤재에게 상처받는 걸 멈출 수 없다면 차라리 상처를 주겠다는 말을 하고 사라지게 된다. 곤이는 며칠 동안이나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윤재는 곤이를 찾기 위해 수소문하였고 결국 곤이가 있는 곳을 알게 되었다. 

 

곤이는 소년원 시절 알게 된 형인 철사에게 간 것이었다. 그 사람은 성질이 악독하고 사람에게 상처 주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그렇게 곤이를 찾아간 윤재는 철사라는 사람이 오기 전에 곤이에게 함께 가자고 말했다. 하지만 곤이는 가지 않았다. 시간은 흘러 결국 철사가 돌아오게 되었고 곤이와 윤재는 철사에게 얻어맞게 된다. 그러는 동안 곤이는 철사를 칼로 찌르고 윤재와 함께 도망치게 되었다.

 

윤재와 곤이는 그 일을 겪고 난 후 서로에 대한 애틋함과 우정을 느끼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윤재도 점점 감정이라는 것을 알아가게 되었다. 그 후 혼수상태의 엄마를 간호하던 중 엄마는 깨어나게 된다. 깨어난 엄마의 모습을 본 윤재는 살면서 느끼지 못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고 결국 눈물을 흘리면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2. 아몬드가 가진 의미

주인공인 윤재는 태어날 때부터 편도체가 고장 난 아이였다. 하지만 마지막엔 기쁨의 감정을 느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으로 마무리가 된다. 나는 윤재의 편도체 고장이 요즘 세상을 대변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세상은 sns와 인터넷의 세계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서로 약속하지 않아도 밖에 나가면 동네 아이들이 모여 있었고 나이, 성별, 재력에 상관없이 서로 뒤엉키면 놀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요즘은 부모님의 재력 수준이나 사는 집에 따라 서로의 급을 나눈다고 한다.

 

편도체가 멀쩡 아이들도 이런 삭막 세상 속에서 살게 된다면 편도체가 고장 나고 말 것이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주어야 하는 것은 경제적 자유뿐만이 아니라 그들이 올바르게 성장하고 우리 사회를 바른 길로 인도할 인재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에 어른들의 재력으로 세상을 나눈 것이 아닌 마음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3. 아몬드가 주는 교훈

아몬드는 한 편의 성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편도체가 고장 난 윤재가 결국 우정을 통해 사랑, 슬픔 등의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곤이 역시 처음엔 불량한 학생으로 봐도 무방하고 스스로의 자격지심과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찬 아이였다. 하지만 곤이는 마음이 여린 아이였고 지나온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곤이는 파양 당한 경험이 있고 사람에 대한 믿음이 깨진 상태였다.

 

어린아이의 마음은 유리컵과 같아 조금만 흔들어도 금이 가기 마련이다. 그 나이에 이미 큰 상처를 받았고 치유가 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에도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기에 주변을 잘 보고 도와주고 이끌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서로의 다름을 잘 인정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서로의 생각과 성격, 자라온 환경 등 다른 점이 너무 많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사회에 잘 융화되기 힘들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무언가 부족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며 그들이 같은 사회의 구성원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우리 또한 노력해야 한다.

 

처음 윤재의 엄마와 할머니를 죽인 사람도 결국 일반적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그를 외면했고 우리는 아무도 그를 돌보려 하지 않았다. 그의 범죄는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일을 만든 것 또한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의 부분을 차지했다고 생각한다. 

4. 글을 마치며

재밌는 한 편의 소설이지만 그 속에 들어가 있는 여러 가지의 의미들은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윤재가 겪은 사고들, 그리고 그 사고를 일으킨 남자, 곤이가 겪은 파양과 사람에 대한 불신, 도라가 가지는 삶에 대한 확고한 의지 등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내가 만약 그 사람의 입장이라면 나는 달랐을까? 나는 정말 그 환경 속에서도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저 사람들은 그냥 옳지 못한 판단을 한 것일까?

 

사람은 자기 보호와 방어기제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sns 속 세상에는 정말 많은 내로남불자들이 있다. 남의 삶에 관심이 많고 자신이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는 다 숨기면서 말이다. 그 어떤 사람도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가치가 있다. 물론 살인이나 성폭행 등의 범죄는 절대 안 된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스스로 배려심과 존중을 많이 상기하도록 하고 감정에 대한 컨트롤과 자제력 또한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구입 당시 소설 베스트셀러였던 책이었는데 정말 재밌게 봤고 우리나라 소설도 일본이나 미국, 유럽 소설 못지않게 재미있고 우리의 감성을 잘 나타내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앞으로 우리나라 소설이 정말 기대된다.